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발표한 2015년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을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94%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스마트폰 보급률도 88%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인터넷 인프라를 갖춘 것이다.

이러한 인터넷 인프라의 바탕에는 바로 유무선 공유기가 있다. 유무선 공유기는 유선 인터넷과 무선 인터넷 모두를 더 많은 사람이 널리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기로 최근에는 무선 인터넷 기능이 강화되고 있다.

2016년의 1/3가 지나간 시점에서 4월까지 국내 유무선 공유기 시장의 상황을 정리해보고 어떤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국내 유무선 공유기 판매 자료는 가격비교 사이트인 다나와의 데이터를 참고했다.

먼저 살펴볼 부분은 바로 유무선 공유기의 유선 인터넷 속도 부분이다. 유무선 공유기는 유선 속도 1Gbps(기가비트)를 지원하는 제품과 100Mbps를 지원하는 제품으로 나뉘는데 점점 기가비트 지원 유무선 공유기가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다나와 자료를 살펴보면 1~3월은 1~4% 정도 모두 근소하게 100Mbps 지원 유무선 공유기가 더 높은 점유율을 나타냈었는데, 4월 들어 6:4 정도로 기가비트 지원 유무선 공유기 판매가 늘어나 합계가 기가비트와 100Mbps의 비율이 비슷했다.

이번에는 무선 인터넷(와이파이) 지원과 관련된 내용을 살펴보자. 바로 무선 규약인 802.11n과 802.11ac 지원 유무선 공유기의 판매 비율이다. 와이파이 802.11n은 최대 300Mbps 속도지만, 802.11ac는 최대 1300Mbps 속도를 자랑한다.

802.11ac 지원 유무선 공유기는 이미 2~3년전부터 꾸준히 출시되어 보급형 제품까지 폭넓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판매 비율 그래프를 살펴보면 802.11n 지원 공유기 판매 비중은 30% 안팎, 802.11ac 지원 공유기 판매 비중은 60% 안팎이다.

현재 비율은 와이파이 802.11n과 802.11ac가 약 6.5대 3.5에서 7대 3정도로 변화하고 있다. 802.11ac 지원 유무선 공유기가 802.11n도 하위 호환하기에 점점 802.11n 제품의 판매는 줄고 802.11ac 제품의 판매는 늘어날 전망이다.

유무선 공유기의 가격대별 판매량도 재미있게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다. 먼저 유무선 공유기를 4만 원 이하, 4~10만 원 이하, 10만 원 이상 제품으로 정리해봤다.

판매 비중은 4만 원 이하가 전체 66.9%를 기록했으며, 4~10만 원 이하 제품은 27%, 10만 원 이상 제품은 6.1%를 나타냈다. 전체 90% 이상이 10만 원 이하 제품이 판매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만 원 이하 제품의 가격대를 좀 더 세분화해 알아봤다. 1만 원 이상 2만 원 이하와 3만 원 이상 4만 원 이하 가격대에서 20% 후반대 점유율을 기록했고, 7만 원 이상 8만 원 이하 가격대 제품 비율로 13% 수준으로 높게 측정됐다.

1만 원 단위로 세부적으로 살펴본 유무선 공유기의 판매 비중을 보면 2만 원 이하 제품 구매는 특별한 기능이 없는 일반 제품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되며, 4만 원 이하 제품은 안테나 숫자가 3개 이상으로 와이파이 속도가 높고, 간단한 부가 기능을 가진 제품, 8만 원 이하 제품은 여기에 NAS나 네트워크 프린터 등 좀 더 고급부가 기능까지 더해진 제품이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인터넷 공유 목적으로 사용할 계획이라면 2만 원 이하 제품들을 추천하며, 좀 더 기능이 뛰어난 제품을 원한다면 4만 원대 제품도 추천할 수 있다.

다나와 2016년 1~4월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 5위까지 살펴보면 모두 EFM네트웍스의 아이피타임 제품이었다. 5위 이상 순위에서도 많은 아이피타임 제품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여러 제품 중 주목할 제품은 바로 아이피타임 A1004ns 제품으로 4월에만 판매량 22%를 차지해 전체 4위를 차지했다.

아이피타임 A1004ns는 3월에 출시되었음에도 단기간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유선으로 기가비트를 지원하고 3개의 안테나로 무선 750Mbps(2.4GHz 300Mbps, 5GHz 433Mbps) 속도를 지원하면서도 USB 포트가 내장되어 외장 하드, 프린터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적절한 수준의 속도와 성능을 갖췄음에도 3만 중반대의 합리적인 가격이란 점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고급 유무선 공유기가 필요하지 않은 소비자에게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다나와 유무선 공유기 담당인 이병석 CM은 "기가비트 지원 제품에 대한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IoT / 다중 동시 접속 / IPv6를 지원하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 라고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유무선 공유기 시장은 앞으로 성능, 기능적인 발전이 더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IT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가전기기와 연결되는 IoT 시장 성장에 따라 수혜가 예상된다. 앞으로는 IoT 기기와의 호환성 이슈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분기 단위 정도로 꾸준히 유무선 공유기 시장 상황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